Weeknotes

Scribbling down what comes to my mind is one of my favorite things. The topic varies from tech, travel, music, design, or anything I'm interested in.

Thoughts

칼질이 좋아서 요리사가 됐다

누군가에게 왜 요리사가 됐냐고 물었더니, 칼질할 때 그 느낌이 좋아서 요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적잖이 충격받았다. 칼질이라는 행위 자체가 좋아서 그 일을 선택하다니. 좀 더 그럴듯하고 멋있는 이유는 없었을까.


그런데 나도 책상에 앉아 맥북을 두들기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디자인 일을 하게 된 것도 맥북이라는 멋진 도구로 무언가를 뚝딱뚝딱할 수 있다는 경험이 너무 좋아서 하게 된 것이고... 뭐 엄청난 비전이나 철학 같은 건 솔직히 아직은 없다. 그저 깨끗한 맥북을 가지런히 책상에 놓고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릴 때, 나도 그 순간이 정말 좋다. 장소가 어디든 상관은 없다. 집이든, 카페든, 사무실이든, 주변이 정리되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몰입하는 순간. 옆에 향이 진한 커피가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맥주면 더 좋고...


인생을 마감할 때쯤 돌이켜본다면, 내 인생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이 8할이겠지만 별로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매우 정적으로 보이는 활동이지만 그 안에서 치열한 두뇌 싸움과 고민으로 가득 찬 시간일 것이기에... (라고 자위하는 건 결코 아니다.)


언제까지 디자인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온전한 정신이 있을 때까지는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오늘도 키보드워리어로서의 하루를 잘 보냈다.

오늘도 뻘소리 끗.

전 왜 이 일을 하는지 자문을 하죠. 사랑하니까 하는 거예요. 전 아름다운 물건을 만질 때, 내 시간을 정말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대 세트의 수명이 짧다는 건 잘 알죠. 영원한 건 없죠. 사라질 줄 알면서도 만드는 거예요. 일주일 만에 사라질 수도, 4일 만에 사라질 수도, 4년 만에 사라질 수도 있죠. 결국엔 전부 사람들 기억 속에만 존재할 거예요. —무대 디자이너 에즈 데블린



https://brunch.co.kr/@seonyu10/51


February 17, 2021

Design

Color accessibility

여러분이 만들고 있는 제품의 접근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색각이상자에게 여러분의 제품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 수 있는 앱을 추천합니다. 테스트 해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성적표 받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디자인하고 있는 제품은 긍정, 부정이 나타내는 버튼이 유난히 많은데 그게 색각이상자에게는 전혀 읽을 수 없다는 걸 실제로 보고 나니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어요. 단지 컬러만으로는 Critical한 메세지를 전혀 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렇다면 어떤 다른 방식으로 이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https://apps.apple.com/kr/app/sim-daltonism/id693112260?mt=12

February 12, 2021

Contents

스위트홈을 봤다

원작 안본 사람의 짧은 감상평

  • 송강의 캐스팅이 아쉽다. 송강의 연기가 아쉬웠다는게 아니라, 극중에서 묘사하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으로 보기엔 너무 정반대의 페이스인것 같다. 한마디로 너무 잘쌩긴 찐따라 극에 몰입하기 어려웠음
  • 살짝 억지스럽고 오그라드는 장면들이 은근 많다. 특히 제일 보기 어려웠던 장면은 윤지수가 기타치는 장면. 갑자기 차현수가 '스위트..홈’이라고 살짝 얹으면서 영화제목을 어필하는데..  이런 억지스러운 의미 전달 좀 안했으면 ㅠㅠ
  • 차현수가 괴물 때려잡으러 갈때 갑자기 비와이 랩이 나오는데 진짜 너무 깼다. 진짜 너무 안어울린다. 반면에 Imagine Dragons의 Warriors는 너무 잘어울렸음.
  • 이렇게 굳이 글을 써가면서 스위트홈에 대해 아쉬운 말을 하는 이유는 사실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어떠한 반전보다는 비쥬얼이랑 연출에 몰빵한 드라마인듯 싶다. 이런 크리쳐물에 한국배우들이 한국말로 연기한다는거 자체가 너무 신선한 따름. 시즌2가 기대됨.
  • 송강 너무 잘생겨서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을 후에 본건 안비밀… 

January 1, 2021

Design

Best Examples of Hero Section of Landing Page

최근에 눈여겨봤던 랜딩 페이지중에서 첫 메인 섹션의 인터렉션이 맘에 드는 것들을 추려봤습니다.

https://pitch-rebuild.webflow.io/

👆스크롤 다운 인터렉션을 통해 프로덕트 UI가 자연스럽게 노출됩니다. 볼드한 텍스트로 Tagline을 강조함과 동시에 UI를 한번에 보여주는 디자인인데요. 상당히 스무스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Webflow만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것도 인상적이구요.

https://in-rebrand.webflow.io/

👆랜딩페이지를 마치 프레젠테이션 장표처럼 만들었네요. 웹사이트의 기본적인 요소인 네비게이션바가 처음엔 아예 안보이는데, 놀라운건 스크롤 다운하면서 같이 따라올라옵니다. 이런 디자인이 많은 사용자에게 친숙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험적이고 과감한 디자인인건 확실한것 같아요.SaaS는 랜딩페이지가 프로덕트를 소개하는 유일한 채널이자, 마케팅 퍼널의 마지막 종착지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는 모멘트는 결국 랜딩페이지이기 때문이죠. 해당 주소를 입력하고 접속함과 동시에 어떤 강력한 한방, 임팩트를 주고 싶은지?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레퍼런스였습니다.

December 8, 2020

Books

규칙없음을 읽고

요즘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소개하는 ‘규칙없음’ 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고 있다. 어디서 들은 업계소문에 의하면 넷플릭스는 입사후 성과를 못내면 바로 해고라고 할 정도로 성과중심문화로 악명(?)높던데,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과 에린마이어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오늘날의 그러한 독특한 넷플릭스만의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1장 정도 밖에 안 읽었지만 지금까지 흥미롭게 느낀 부분을 정리해보면,

1. 인재 밀도를 높여라 - 평범한 팀원이 아닌 오로지 ‘업계 최고의 인재’ 만을 채용해 인재밀도를 높일때 엄청나게 다른 성과가 나온다. 보통 수준의 팀원이 한명이라도 팀에 있으면 나머지 모두가 영향을 받아 결과적으로 그저 그런 수준의 성과가 나오게 된다. 재능있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원하는 업무환경은 비범한 동료들이다.

2. 솔직한 문화를 도입하라 -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준 후 눈치를 살피니 상사가 하는 말이 “평판이 나빠질까 봐 피드백을 제시하지 못하고 미적거린다면 그날이 바로 넷플릭스를 떠나야 하는 날이야”라는 일화가 소개된다.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보다는 개선점을 지적하는 피드백이 조직뿐만 아니라 직원 개인의 성과를 높이는데도 훨씬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넷플릭스는 모든 직원에게 (특히 아래직원이 윗 사람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된다.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서 배울점이 많고 자극을 받을때, 나 또한 그런 동료가 되고 싶어 성과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동료가 있을때면 나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 넷플릭스의 솔직한 문화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받았다. 너무 뼈때리는 말들이 많아서 그런가. 사람의 본성은 본래 피드백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가감없이, 사심없이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성장을 돕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로 성숙한 기업의 마지막 그림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소개하는 예시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을 써야 하는지, 어떤 제스쳐와 행동을 보여줘야하는지, 어떤 순서로 얘기해야하는지’ 등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이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직원들이 잘 지키려면 사내에서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인재밀도가 높다 하더라도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성숙하고 사려깊은 커뮤니케이션에 능하기란 쉽지 않을거라는 시니컬한 생각을 해본다.

October 23, 2020

Design

심미성-접근성의 역설(The Aesthetic-Accessibility Paradox)


The Aesthetic-Accessibility Paradox


‍‍Sign-up 페이지 디자인 하나에서도 심미성과 접근성의 역설을 배울 수 있다. 시력에 문제가 없는 다수만을 고려해 비쥬얼적으로 예쁘기만 디자인해선 안된다. 이는 시각장애인이나 웹환경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너무나 읽기 어려운 가혹한 경험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소수만을 고려해 심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다수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없다. 우리의 과제는 이 두 집단 모두를 만족시키는 중간 어딘가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위 아티클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실무에도 적용해보았다. 프로덕트 Color palette renewal을 진행하면서 심미성-접근성의 역설을 염두해 균형점을 찾으려 하니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UI 전체의 look and feel을 헤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높은 접근성과 가독성을 가진 디자인을 하는 것이 인터페이스 디자이너의 궁극적인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September 16, 2020

Design

Color accessibility

여러분이 만들고 있는 제품의 접근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색각이상자에게 여러분의 제품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 수 있는 앱을 추천합니다. 테스트 해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성적표 받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디자인하고 있는 제품은 긍정, 부정이 나타내는 버튼이 유난히 많은데 그게 색각이상자에게는 전혀 읽을 수 없다는 걸 실제로 보고 나니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어요. 단지 컬러만으로는 Critical한 메세지를 전혀 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렇다면 어떤 다른 방식으로 이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https://apps.apple.com/kr/app/sim-daltonism/id693112260?mt=12

Design

Best Examples of Hero Section of Landing Page

최근에 눈여겨봤던 랜딩 페이지중에서 첫 메인 섹션의 인터렉션이 맘에 드는 것들을 추려봤습니다.

https://pitch-rebuild.webflow.io/

👆스크롤 다운 인터렉션을 통해 프로덕트 UI가 자연스럽게 노출됩니다. 볼드한 텍스트로 Tagline을 강조함과 동시에 UI를 한번에 보여주는 디자인인데요. 상당히 스무스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을 Webflow만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것도 인상적이구요.

https://in-rebrand.webflow.io/

👆랜딩페이지를 마치 프레젠테이션 장표처럼 만들었네요. 웹사이트의 기본적인 요소인 네비게이션바가 처음엔 아예 안보이는데, 놀라운건 스크롤 다운하면서 같이 따라올라옵니다. 이런 디자인이 많은 사용자에게 친숙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험적이고 과감한 디자인인건 확실한것 같아요.SaaS는 랜딩페이지가 프로덕트를 소개하는 유일한 채널이자, 마케팅 퍼널의 마지막 종착지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는 모멘트는 결국 랜딩페이지이기 때문이죠. 해당 주소를 입력하고 접속함과 동시에 어떤 강력한 한방, 임팩트를 주고 싶은지?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레퍼런스였습니다.

Design

심미성-접근성의 역설(The Aesthetic-Accessibility Paradox)


The Aesthetic-Accessibility Paradox


‍‍Sign-up 페이지 디자인 하나에서도 심미성과 접근성의 역설을 배울 수 있다. 시력에 문제가 없는 다수만을 고려해 비쥬얼적으로 예쁘기만 디자인해선 안된다. 이는 시각장애인이나 웹환경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는 너무나 읽기 어려운 가혹한 경험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소수만을 고려해 심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다수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없다. 우리의 과제는 이 두 집단 모두를 만족시키는 중간 어딘가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위 아티클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실무에도 적용해보았다. 프로덕트 Color palette renewal을 진행하면서 심미성-접근성의 역설을 염두해 균형점을 찾으려 하니 정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UI 전체의 look and feel을 헤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높은 접근성과 가독성을 가진 디자인을 하는 것이 인터페이스 디자이너의 궁극적인 과제이지 않을까 싶다.‍‍

Contents

스위트홈을 봤다

원작 안본 사람의 짧은 감상평

  • 송강의 캐스팅이 아쉽다. 송강의 연기가 아쉬웠다는게 아니라, 극중에서 묘사하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으로 보기엔 너무 정반대의 페이스인것 같다. 한마디로 너무 잘쌩긴 찐따라 극에 몰입하기 어려웠음
  • 살짝 억지스럽고 오그라드는 장면들이 은근 많다. 특히 제일 보기 어려웠던 장면은 윤지수가 기타치는 장면. 갑자기 차현수가 '스위트..홈’이라고 살짝 얹으면서 영화제목을 어필하는데..  이런 억지스러운 의미 전달 좀 안했으면 ㅠㅠ
  • 차현수가 괴물 때려잡으러 갈때 갑자기 비와이 랩이 나오는데 진짜 너무 깼다. 진짜 너무 안어울린다. 반면에 Imagine Dragons의 Warriors는 너무 잘어울렸음.
  • 이렇게 굳이 글을 써가면서 스위트홈에 대해 아쉬운 말을 하는 이유는 사실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어떠한 반전보다는 비쥬얼이랑 연출에 몰빵한 드라마인듯 싶다. 이런 크리쳐물에 한국배우들이 한국말로 연기한다는거 자체가 너무 신선한 따름. 시즌2가 기대됨.
  • 송강 너무 잘생겨서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을 후에 본건 안비밀… 

Books

규칙없음을 읽고

요즘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소개하는 ‘규칙없음’ 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고 있다. 어디서 들은 업계소문에 의하면 넷플릭스는 입사후 성과를 못내면 바로 해고라고 할 정도로 성과중심문화로 악명(?)높던데,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과 에린마이어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떤 일들을 겪으면서 오늘날의 그러한 독특한 넷플릭스만의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1장 정도 밖에 안 읽었지만 지금까지 흥미롭게 느낀 부분을 정리해보면,

1. 인재 밀도를 높여라 - 평범한 팀원이 아닌 오로지 ‘업계 최고의 인재’ 만을 채용해 인재밀도를 높일때 엄청나게 다른 성과가 나온다. 보통 수준의 팀원이 한명이라도 팀에 있으면 나머지 모두가 영향을 받아 결과적으로 그저 그런 수준의 성과가 나오게 된다. 재능있고 창의력이 남다르며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원하는 업무환경은 비범한 동료들이다.

2. 솔직한 문화를 도입하라 -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준 후 눈치를 살피니 상사가 하는 말이 “평판이 나빠질까 봐 피드백을 제시하지 못하고 미적거린다면 그날이 바로 넷플릭스를 떠나야 하는 날이야”라는 일화가 소개된다. 칭찬과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보다는 개선점을 지적하는 피드백이 조직뿐만 아니라 직원 개인의 성과를 높이는데도 훨씬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넷플릭스는 모든 직원에게 (특히 아래직원이 윗 사람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된다.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서 배울점이 많고 자극을 받을때, 나 또한 그런 동료가 되고 싶어 성과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동료가 있을때면 나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 넷플릭스의 솔직한 문화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받았다. 너무 뼈때리는 말들이 많아서 그런가. 사람의 본성은 본래 피드백을 싫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피드백을 가감없이, 사심없이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성장을 돕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로 성숙한 기업의 마지막 그림이 아닐까 싶다. 책에서 소개하는 예시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을 써야 하는지, 어떤 제스쳐와 행동을 보여줘야하는지, 어떤 순서로 얘기해야하는지’ 등 상당히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이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직원들이 잘 지키려면 사내에서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인재밀도가 높다 하더라도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성숙하고 사려깊은 커뮤니케이션에 능하기란 쉽지 않을거라는 시니컬한 생각을 해본다.

Thoughts

칼질이 좋아서 요리사가 됐다

누군가에게 왜 요리사가 됐냐고 물었더니, 칼질할 때 그 느낌이 좋아서 요리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적잖이 충격받았다. 칼질이라는 행위 자체가 좋아서 그 일을 선택하다니. 좀 더 그럴듯하고 멋있는 이유는 없었을까.


그런데 나도 책상에 앉아 맥북을 두들기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디자인 일을 하게 된 것도 맥북이라는 멋진 도구로 무언가를 뚝딱뚝딱할 수 있다는 경험이 너무 좋아서 하게 된 것이고... 뭐 엄청난 비전이나 철학 같은 건 솔직히 아직은 없다. 그저 깨끗한 맥북을 가지런히 책상에 놓고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릴 때, 나도 그 순간이 정말 좋다. 장소가 어디든 상관은 없다. 집이든, 카페든, 사무실이든, 주변이 정리되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몰입하는 순간. 옆에 향이 진한 커피가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맥주면 더 좋고...


인생을 마감할 때쯤 돌이켜본다면, 내 인생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시간이 8할이겠지만 별로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매우 정적으로 보이는 활동이지만 그 안에서 치열한 두뇌 싸움과 고민으로 가득 찬 시간일 것이기에... (라고 자위하는 건 결코 아니다.)


언제까지 디자인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온전한 정신이 있을 때까지는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오늘도 키보드워리어로서의 하루를 잘 보냈다.

오늘도 뻘소리 끗.

전 왜 이 일을 하는지 자문을 하죠. 사랑하니까 하는 거예요. 전 아름다운 물건을 만질 때, 내 시간을 정말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대 세트의 수명이 짧다는 건 잘 알죠. 영원한 건 없죠. 사라질 줄 알면서도 만드는 거예요. 일주일 만에 사라질 수도, 4일 만에 사라질 수도, 4년 만에 사라질 수도 있죠. 결국엔 전부 사람들 기억 속에만 존재할 거예요. —무대 디자이너 에즈 데블린



https://brunch.co.kr/@seonyu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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